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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일곱 해의 마지막 - 김연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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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면 늘 신간 코너에서 한참을 책을 본다. 예전에 나온 책도 의미가 있지만, 신간 코너를 보는 것은 새책이 주는 신선함과 새책을 돈 주고 사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뿌듯함인 것 같다. 

"일곱 해의 마지막"이라는 소설도 우연히 신간코너에서 발견한 책이었다.

이 소설은 시인 백석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었다. 1950년대 후반 북한 사회와 시인이 겪어야 하는 고뇌와 갈등을 소설로 만들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해방 후 북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환경과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들이 소설을 통해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백석은 실제 45년생이지만 소설에서는 1935년에 24살로 묘사되어 1950년대는 40대로 겪게 되는 북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 인생의 질문이란 대답하지 않으면 그만인 그런 질문이 아니었다. 원하는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답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대답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 역시 하나의 선택이었다. 세상에 태어날 때 그랬던 것처럼,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그리므로 그건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고 말해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만 했다. 설사 그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일지라도. 38p

 

그런 게 바로 평범한 사람들이 짓는 죄와 벌이지, 최선을 선택했다고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 고통받은 뒤에야 그게 최악의 선택임을 알게 되는 것. 죄가 벌을 부르는 게 아니라 벌이 죄를 만든다는 것 88p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아무리 혹독한 시절이라도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사전에서 '세상'의 뜻풀이는 이렇게 고쳐야 해요. 영원한 것은 없는 곳이라고 117p

 

천불은 저절로 생겨나 순식간에 숲 전체를 활활 태우며 나무들을 서 있는 숯으로 만든다고 했다. 그 불을 보고 두메의 화전민들은 생을 향한 어떤 뜨거움을, 어떤 느꺼움을 느낀다고 했다. 불탄 그 자리에서 새로운 살길이 열리는 것이기에, 천불을 바라보며 흥분한 청년 옆에 서 있자니 기행의 가슴도 은은한게 두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도 기행은 어디에서도 오지 않고,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는 천불에 휩싸여 선 채로 타오르는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239p

 


 

소설에 나타나는 1950년 당시의 어려운 사회적 환경들을 보면 지금의 우리의 환경은 평화롭게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삶의 구석구석에서 우리는 치열하게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절의 모습들을 소설로 마주하면서 내 삶에 대해 위로를 받는다.

작가는 사전에서 세상의 뜻풀이를 영원한 것은 없는 곳이라고 고치고 싶을 정도로 혹독한 시절을 살고 있는 모든 이에게 영원하지 않다는 말로 위로를 준다.

요즈 소설을 읽는 재미에 빠졌다. 이야기를 통해 위로 받고,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볼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내 삶의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

 


2020/11/06 - [독서록]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처음 접했던 건 20년 전쯤 "노르웨이 숲"이라는 책이었다. 물론 다 읽지 못했고, 20년 전 나에게는 그렇게 와 닿지도 않는 책이었다. 얼마 전 도서관의 신간 코너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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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허균문학작가상 수상자 김연수 <일곱 해의 마지막>

[BY 문학동네] “한동안 소설을 쓰지 못한 채, 세상을 관망하며 몇 년을 보냈다. 세월이 흘러가는 속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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