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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불편한 편의점 2 - 김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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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읽은 지 6개월 정도 지났고, 그 내용이 희미해질 무렵 2편을 읽었다.
2편이 출간된 지는 8월이니까 벌써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도서관에서 빌리려면 예약을 해야만 하는 책이었고, 기다림 끝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전작에 대한 감동과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소설 초반에 진행되는 1년 반이 흐른 뒤에 상황 설명을 하는 부분에서 잘 와닿지 않았고, 홍금보라고 하는 독고를 닮은 인물의 등장은 식상함을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1편은 편의점 내부 사람의 이야기보다 독고라는 인물의 이야기와 독고가 야간에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고 하면, 2편은 편의점에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그냥 불편한 편의점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초반에 나오는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사장 이야기와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 중인 민규 이야기는 1편의 감동을 이어가는 내용으로 편의점에 방문하는 우리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1편의 독고처럼 홍금보라는 인물을 통해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내용이라고 하면, 소설 중반부터 등장하는 편의점 점주인 초기 치매진단을 받은 염여사와 돌아온 탕자처럼 새롭게 변화하는 아들 민식의 이야기, 그리고 불편한 편의점의 연극 개봉이야기까지 불편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 결말을 맺는다.
작가가 코로나라는 시대적 상황을 이겨내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무너진 자영업자들의 상황과 코로나 기간 동안 학교에 가지 못하고 2년간 온라인으로만 수업해야 했던 학생들의 상황에 대해 불편한 편의점이 가지고 있는 솔직한 돌직구 같은 이야기로 코로나를 이겨내고 새롭게 출발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불편한 편의점이 왜 그렇게 인기 있는 소설책이 되었을까?
등장인물들을 보면 2020년 코로나 이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처한 상황과 비슷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등장인물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롭게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  '아! 나에게도'라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문제해결 방식에 있어서 이해할 수 없거나 비상식적인 방식이 아니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이 소설의 인기비결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통해 내게 들려온 말들을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났다. 그리고 다시 인생을 잘 살아봐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책 한 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지금 내 모습을 깨닫고, 한발 더 나아가게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야외테이블 말입니다. 맨스 케이브라고 남자들은 자기만의 동굴이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그 왜 미국 영화 보면 남자들이 지하실이나 차고를 자기만의 공간으로 꾸미고 고민 있을 때 거기 처박히고 그러는 장면 나오잖아요. 98p

 

여기서 잘하는 일은 특기야. 하고 싶은 일은 꿈이고,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직업이라고 하자. 이것에 모두 해당되는 교집합이 있을 거란 말이야. 그 교집합을 찾으면 돼. 그러니까 특기가 꿈이고 그게 직업이 돼서 돈도 벌면 최곤 거지. 144p

 

전원주택에 끊이지 않는 벌레들을 모조리 살충할 수 없는 것처럼, 인간으로서 살며 얻어가는 불편하고 곤란한 일들을 받아 안고 사는 법을 체득해 갔다. 평안, 평안은 문제가 해결되어서가 아니라 문제를 문제로 바라볼 수 있어서 가능했다. 늘 잘해왔다 여기기 위해 덮어둔 것을 돌아보았고, 부족한 내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애썼다. 호수에 유유히 떠 있는 오리가 수면 아래서 분주히 발을 놀리는 것처럼, 평안을 위해 부지런히 자신의 상처를 돌보고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250p

 

가족은 식구이고, 당연히 하루에 한 끼는 같이 식사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내게 있었다. 언니는 그건 고리타분한 생각이라며 밥은 각자 알아서 먹는 거라고 했다. 254p

 

각자를 자각해야 각각이 되는 거야. 가족이자 각각이어야 오래갈 수 있는 거고. 255p

 



2022.12.21 - [책이야기] - 문장과 순간 - 박웅현

 

문장과 순간 - 박웅현

인생은 결국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라고 생각해. 그런 말이 있어. 멋진 인간이 되는 데는 7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아쉬운 건 그렇게 멋진 인간이 된 후 살 날이 별로

raindrops74.tistory.com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206514234?OutUrl=daum

 

팍팍한 삶에 건넨 위로의 힘… ‘불편한 편의점’ 판매 1위

지난해부터 서서히 불기 시작한 한국 소설 바람이 올해 국내 출판계를 뒤흔들었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을 비롯해 한국 소설이 교보문고의 2022년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0위

ww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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