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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 김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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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맘에 드는 책을 읽었다. 김누리 교수가 쓴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이다. 김누리 교수에 대한 글을 처음 읽었던 건, 작년에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한국의 석학이라고 불리는 6명이 코로나 이후 미래에 대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었고, 김누리 교수의 글이 크게 와닿지 않았었다. 어쩌면 내가 관심을 두고 읽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는 진짜 진보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한국에서 정의당이나 진보당에 계신 사람이 보면 이 정도의 글 가지고 무슨 진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진보적 성향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에게는 그동안 내 생각과 사고방식은 진보가 아니라 보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 역시 김누리 교수가 말하는 주제들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이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립이 연극에 불과하다는 것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들이 정말로 중요한 싸움은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벌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노동자들을 기업살인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세계 최고의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어떻게 정의로운 과세를 실현할 것인가, 어떻게 아이들을 이 살인적인 경쟁에서 해방시킬 것인가, 어떻게 이 학벌 계급사회를 혁파할 것인가, 모든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이런 중요한 문제들을 두고 이들은 싸우지 않습니다. 두 정파 모두 현행 질서의 기득권이기에 현재의 상황에 두 정파 모두 만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82p


이 책은 68세대의 문제, 통일의 문제, 성(性)의 문제 등 우리 사회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가감 없이 시원하게 말해주고 있다. 2022년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향후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지 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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