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의 3일 차는 오타루였다.
영화 러브레터를 보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도시가 오타루이다. 영화 '러브레터'는 1995년에 나온 영화인데도 2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의 촬영지를 찾는 것을 보면 좋은 영화는 오래 기억되는 것 같다.
삿포로에서 JR을 타고 40분 정도면 오타루 역에 도착할 수 있다. 처음 오타루를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타루 역 전역인 미나미 오타루 역에 내려 도보로 이동한다. 왜냐하면 미나미 오타루 역에서부터 5분 정도 걸어가면 오르골당이 나오고 이후로 오타루 상점가들을 구경하고 나면오타루 운하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여행으로 오타루에 온 사람들은 미나미 오타루 역에서 걸어서 여행한다.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 JR은 자유석 기준으로 편도 640엔이었다. 오타루로 이동할 때는 사람이 많아 40분 내내 서서 이동했고, 삿포로로 돌아올 때는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40분 정도 서서 전철을 타는 것은 익숙한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오타루는 가는 창밖 풍경은 눈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꽤 볼만하다.
미나미 오타루 역에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5분 정도 걸으면 오르골당이 나온다. 그리고 오르골당 안에도 밖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르골 당은 3,000여 개의 오르골을 전시 판매하고 있는 곳으로 은은한 오르골 소리가 뒤섞여 소리를 내었고, 내부는 불빛이 예쁘게 실내를 장식하고 있었다.
오르골당을 지나면 롯데카이(육화정)에서는 슈크림을 판다. 슈크림빵을 사면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추운 날씨에 몸도 녹일 수 있는 장소로 슈크림과 커피 한잔은 기대 이상이었다.
상점가를 걸어서 10~15분쯤 가다 보면 오타루 운하가 보인다. 여행을 오기 전에 눈으로 보지 못했던 오타루 운하를 보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타루 운하는 천(川) 정도의 작은 물줄기이다. 운하 주변 풍경과 야경 그리고 일본만의 깨끗한 이미지 어우러져 오타루 운하는 낭만적인 장소가 된 것 같다.
오타루의 야경을 보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 것이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겨울의 도보여행은 큰 인내력을 요구했다. 운하를 지나면 오타루 운하 플라자(관광안내소)가 나온다. 그곳에서 잠시 몸을 녹이면서 음료를 마셨다. 삿포로에 삿포로 맥주가 있듯이 오타루에는 오타루 맥주가 있다. 사실 맥주 맛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지방의 맥주라서 먹고 난 뒤 맥주병을 사진에 담았다. 오타루 맥주는 오타루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오타루에 갔다는 증거로 남길 수 있어서였다.
아침을 삿포로에서 9시 넘어서 먹고 출발했기 때문에 늦은 점심을 오타루 역 근처에 하레**도키부타라는 가게에서 가츠동과 부타동으로 식사를 했다. 다음에 오타루에 가면 다시 가보고 싶은 맛집이다. 15번의 일본 여행 중 부타동을 처음 먹어 본 음식이다. 그러나 돼지고기의 양념과 소스가 다른 제육덮밥이 부타동이었다.
삿포로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여행한 곳은 후나미자카였다. 후나미자카는 멀리 바다가 보이는 언덕으로 러브레터 촬영지로 유명한 장소이다. 21년 전 촬영 당시 하고 주변 환경은 약간 변한 듯했지만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영화 속 한 장면과 비슷했다. 언덕 입구에 경사도가 15%라고 쓰여 있고 5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면 영화 속 장면에서 보왔던 장소가 나타난다.
후나미자카를 내려오면 아린코*다쉬라는 작은 카페에 들렸다. 이 카페는 음식과 음료를 파는 브런치 카페였다. 우리 일행은 따뜻한 커피 한잔에 몸을 녹이고 삿포로로 가는 기차 시간에 맞춰 오타루 역으로 향했다.
삿포로 여행의 4일 차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밖에 없어 더 이상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4일 차 여행은 삿포로 공항의 로*스 초콜릿과, 도*라에몽 파크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삿포로 공항에서 마지막 식사로 먹은 새우 라멘 정도이다.
삿포로와 오타루는 이름만 들어도 나에게는 낭만이 느껴지는 도시였다. 그것은 러브레터라는 영화의 힘이었다. 직접 가본 삿포로와 오타루는 내 기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도시였다. 물론 겨울의 도보여행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한적하고 깨끗한 거리 풍경과 러브레터의 아련한 추억이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해도 괜찮은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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