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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끄적끄적

세월호 6주기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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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우리는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지켜봐야만 했다.

 

2020년 4월 16일 오늘, "세월호를 말하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라는 프레임이 우리 사회 일각에 당연한 듯 자리 잡고 있다.

 

세월호가 가라앉은 그날 이후 내 가방에는 항상 노란 리본이 묶여 있었고, 지금 내 목에는 리본을 상징하는 목걸이가 걸려있다.

가방의 리본과 목걸이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사고가 진상규명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발현이다. 그러나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권 안팎의 소수 사람들에게 매우 불쾌한 정치적인 일이 되었다. 마치 일본에서 조선학교 학생이라고 일본인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위협을 당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세월호를 말하거나 기억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세월호는 마치 금기어처럼 말할 수 없는 말이 되어 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총 304명의 사상자를 내고, 아직 5명의 시신은 찾지도 못한 사고이면서, 유가족들에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사건으로 남아있다. 살아남은 사람도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힘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자신만이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여전히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국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민간어선들이 바다로 나가 세월호 주변을 돌며 구조하기 위해 애썼다.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수없이 잠수를 시도했던 잠수사들, 묵묵히 유가족을 도운 이름없는 자원봉사자들. 수없이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를 인양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지만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어디에도 정치적인 미사여구는 사용되지 않는다. 그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그리고 왜 아이들이 구조되지 못했는지 그날의 진실을 알고, 그 책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자들은 그 책임에 있어 부끄러운 자일 것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세월호 6주기를 맞아 마음을 나누면 슬픔을 이길 수 있고, 누군가 옆에 있다고 믿으면 용기를 낼 수 있다며,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세월호라는 이름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있음에 감사한다.

역사속에는 5.18 광주, 4.3 제주, 4.16 세월호와 같이 진실을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건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많은 민주시민들은 여전히 이날을 기억하고, 진실을 밝혀지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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