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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끄적끄적

희희호호(熙熙皞皞) -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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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요순시대는 희희호호(熙熙皞皞)하였다." 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이것을 순박하고 태평스럽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희희(熙熙)는 밝다는 뜻이고 호호(皞皞)는 희다는 뜻이니 '희희호호'는 만 가지 일이 모두 잘 다스려져 밝고 환하여 티끌 하나 터럭만큼의 악이나 더러움도 숨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요즘 세속에서 말하는 '밤이 낮 같은 세상'이라는 게 참으로 요순의 세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16p)


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다독가는 아니다. 그런데 올해는 다독을 해볼 요량으로 1주일에 1~2권의 책을 읽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속도를 내서 읽기에 너무 아까워 하나씩 곱씹으며 읽고 있다. 그 책이 바로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이다. 책의 어느 부분을 펴서 읽어도 삶에 대한 바른 태도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 누구에게도 추천해줄 수 있을 만큼 정약용의 생각과 사상, 현실을 바라보는 태도가 지금 2020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교훈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희희호호(熙熙皞皞)는 정약용이 둘째 형 정약전에서 보낸 편지 첫 번째에 나오는 구절이다. 요순의 태평성대는 희희호호로 인해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티끌 하나 터럭만큼의 악이나 더러움도 숨길 수 없다."는 뜻이다. 과연 이런 세상이 있을 수 있을까? 그동안 내가 보았던 세상은 악과 더러움이 선함과 깨끗함보다 더 많다고 느끼며 살았다. 어쩌면 이 말은 누구에게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다. 산업혁명과 자본주의를 지나오면서 악과 더러움은 더 커지고 은밀해졌고, 4차 산업혁명도 겉으로 보이는 태평성대를 만들어줄지는 모르지만 결코 밤이 낮 같은 세상은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희희호호하는 세상도 아니며, 누구에게나 공평한 세상도 아닐 것이다.

 

살면서 어려운 순간들을 지날때 마다 정약용의 이 책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내 삶의 방향과 태도를 정확히 알려주는 책이 될 것 같다. 이제 내 삶도 "희희호호(熙熙皞皞)"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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