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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끄적끄적

헤어질 결심 - 사랑을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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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은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은 시작됐죠"

극 중 송서래(탕웨이)의 대사 중 하나다.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영화다. 장해준(박해일)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자칭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송서래(탕웨이)에게 마음을 뺏기고 협의가 없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하게 된다. 조사과정에서 장해준(박해일)과 송서래(탕웨이)가 모둠초밥으로 식사를 하는 장면은 극 후반부에 다시 조사를 받을 때 핫도그 하나와 대비시키기 위한 설정이었다. 초밥과 핫도그는 결국 사랑의 크기 아니면 사랑의 시작과 끝에 대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수사가 끝난 이후에도 만남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송서래가 요양보호사로 돌봐주던 할머니를 장해준이 잠시 돌봐주게 되고 장해준은 할머니의 핸드폰에서 138층이라는 높이가 적힌 운동 어플을 보고 송서래를 의심하게 된다. 장해준은 범죄 상황을 본인 스스로 체험해 본 후 송서래에게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라며 송서래의 범행을 숨겨준다. 송서래는 이 말에서 장해준에게 사랑을 느끼고 결국 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장해준의 말처럼 자신이 폰이 되어 깊은 바다로 들어가 목숨을 버리면서 자신의 사랑을 증명한다.

이 영화에는 박해일과 탕웨이 말고도 주변 인물로 고경표, 이정현, 김신영, 박용우, 박정민 등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하지만 박해일과 탕웨이의 두 사람의 사건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았다.

자부심이 강한 젊은 나이게 경감이 된 형사와 중국에서 밀항해서 살아남은 여자와의 이야기는 사실 우리 시대에 일어나기 힘든,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이다. 두 사람의 만남도, 그리고 사랑도, 그리고 이별의 모습도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박찬욱 감독이 이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에 사라져 버린 순수한 사랑에 대해 말해주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현실적인 스토리와 결말이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송서래는 두 번째 남편이 죽임을 당하고 난 후 장해준에게 다시 조사를 받으면서 '다른 남자(해준)와 헤어질 결심'을 하기 위해 결혼을 했다고 말한다. 이 말이 제목이 되었다는 것은 서래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는 이유는 결국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위한 결과라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질 수 없기 때문에 그 사람과 헤어지기 위한 결심으로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선택하는 일은 그 사랑이 정말 깊은 사랑이었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다가온다. 그러게 하지 않으면 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감정을 느끼지만 영화에서 스킨십은 극도로 제안되어 있다. 빗속에서 얼굴을 만지고, 수갑을 차고 손을 잡고, 산속에서 어머니의 유골을 버려준 해준과 키스하는 장면이 스킨십에 전부이다. 스킨십이 영화 속에 나오지 않는다고 그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그리고 행동 하나하나가 서로가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도 생생하게 말해준다. 또한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서래는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너무 눈에 보이는 사랑에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말하지 않아도 느끼지 않아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이 우리 시대에 필요하다고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2022.10.12 - [책이야기] - 일생일문 - 아홉번째질문 "누구를 믿을 것인가"

일생일문 - 아홉번째질문 "누구를 믿을 것인가"

이제 쓰러질 듯 불안한 나무 곁으로 스스럼없이 다가와 의가 되어준 나무 한 그루 힘이 있을 때든 없을 때든 인간을 향한 태도를 바꾸지 않은 그에게서 신의의 조건을 배운다. 175p 이황은 26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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